4월 한 달간 자력으로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. 생활 패턴도 제법 많이 무너져서 낮과 밤의 구별이 잘 가지 않는 삶을 살았고, 그에 비례해서 자기비판을 넘어 자기혐오에 가까운 생각을 많이 하기도 했다. 멀쩡한 시간에 잠을 잔 날이 드물었고, 식사도 마찬가지였다. 예전엔 밥 하나는 잘 챙겨먹어서 생활 패턴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, 일어나보니 하루가 지나있어서 그냥 떠나보냈던 날들도 꽤 있다. 나도 내가 식욕이 없는 날이 생길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.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마음이 좀 아팠던 걸까.
그래도 약속을 잡아서 밖에 나가는 일은 좀 있었다. 만나준 친구들한테도 고맙고, 특히 모각작을 열어주셔신 너구리님께도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. 아무 활동 없이 집에만 처박혀서 허송세월을 보내던 때에 작게나마 '그래... 박혀있을 만큼 박혀있었으니 다시 해야겠지'하는 생각을 실천하게 된 계기가 되어서. 계절도 바뀌고 마음도 다시 잡을 겸 청소도 한 바퀴 싹 했다. 화장실이랑 방은 물론이고 여름도 다가오고 있으니 에어컨도 청소하고, 기존에 쓰던 이불도 세탁하고 얇은 이불을 꺼냈다. 취업에 다가가는 일은 아닐지라도, 삶을 살아내기 위해 필요한 일들을 하나씩 해나가는 중이다.